2021.05.13 현대자동차그룹
수소전기차가 등장하고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친환경 수소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죠. 그렇다면 수소에너지가 우리 삶 속에 온전히 녹아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개발 및 대량 생산 체제 구축뿐만 아니라 수소 인프라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해 생산부터 운송, 그리고 공급까지 다방면으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활동에 대해 살펴봅니다.
수소에너지로 움직이는 수소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수소를 부족함 없이 공급하는 일입니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이지만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순수한 수소는 지구에서 자연 상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수소에너지 활용을 위해선 물이나 가솔린, 천연가스, 프로판, 메탄올과 같은 유기화합물에서 순수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수소 생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현재 가장 경제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수소 인프라가 빠르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 생산 설비가 선제적으로 구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의왕연구소 부지에 수소리포머 제작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수소리포머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로, 수소 사회 진입 초기 수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필수 장치입니다. 현대로템이 건설한 공장은 연간 20대의 수소리포머 제작능력을 갖췄습니다. 20대의 수소리포머가 생산하는 수소량은 연간 약 4,700톤으로, 수소전기차 85만여 대의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입니다(넥쏘 기준).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발생 여부에 따라 3가지로 나뉩니다.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로부터 추출한 수소는 ‘그레이 수소’,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며 생산한 수소는 ‘블루 수소’, 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공급받아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는 ‘그린 수소’로 구분합니다.
수소 생산 인프라의 빠른 구축을 위해서는 경제성이 뛰어난 개질 수소 생산 설비를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주요 목적인 친환경성이 뛰어난 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대차그룹은 경제성이 뛰어난 수소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이 ‘그린 수소 밸류 체인 사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현대자동차,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증권, 새만금개발청, 새만금개발공사, LG전자, 한국서부발전, 수소에너젠 등 8개 기관 및 기업이 협업을 통해 태양광, 에너지 저장 장치, 수전해 시설, 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활용을 연계한 그린 수소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새만금 지역에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으로 발전 설비를 갖추고, 생산된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수소 수요처에 공급하거나 이를 연료전지로 보내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벨류 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주요 목표입니다. 특히, 현대차동차가 공급할 예정인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발전 시스템은 즉각적인 기동·정지 및 빠른 출력 변동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수전해와 연계하여 태양광 발전이 갖는 간헐성 및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어 향후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소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주요 국가들이 수소 생산 설비만큼 주목하는 것이 바로 수소 운송 인프라입니다. 수소 운송 기술은 생산한 수소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공급 네트워크를 최적화함으로써 수소 공급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전기차, 연료전지발전 등 수소 활용 부분에서는 전 세계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반면, 생산을 비롯한 운송, 공급 분야에서는 아직 발전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하이넷(HyNet,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주식회사), 현대제철,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SPG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부터 체계적인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진 현대제철소에서 생산된 수소를 수도권과 충청권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전용 이송 특수 차량인 튜브트레일러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해당 차량은 1회 최대 340kg의 수소를 운송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수소 운송은 통합된 시스템이 없어 수소 생산과 운송, 그리고 소비 등 각 단계의 정보들이 연계되지 않아 수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운송비가 소요되고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체 개발 중인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수소 운송 시장의 효율화를 이끌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긴다는 계획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수소 공급망 구축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소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조선사와 협력해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대량의 수소를 해양로를 따라 선박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부피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액화 공정이 필수입니다. 액화수소는 수소가스에 비해 부피가 1/800로 작아 저장과 운송이 훨씬 쉽고 경제적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에 선사로 참여함으로써 수소 운송 관련 경제성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노하우를 축적하여 이를 토대로 향후 수소 해상운송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입니다.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충전소는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이 축약된 수소 인프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소 저장 기술, 수소 운송 네트워크 등이 갖춰졌을 때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소충전소를 많이 갖춘 국가일수록 수소 사회에 더 근접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수소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수소에너지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수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중요한 인프라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고 수소 버스, 수소 트럭 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대중화뿐만 아니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도심, 고속도로 등에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직접 구축한 수소충전소 ‘H 스테이션’은 2019년 4월 안성 휴게소에 개소를 시작으로 여주, 함안, 하남, 여의도, 강동, 부산, 인천, 완주(수소상용차 특화 충전소) 등 전국에서 총 9곳이 운영 중입니다. 현대차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하이넷에도 출자해 수소충전소 보급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력해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0개소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수소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수소 생산부터 운송, 공급까지 안정적인 수소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소 인프라 구축은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수소 사회의 선두에 서고자 하는 세계 각국이 수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탄소배출이 없는 진정한 친환경 세상인 수소 사회가 하루 빨리 구축되길 기대해봅니다.